(2017.9.10) 언론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KBS·MBC 방송 노동자들을 적극 지지한다!

언론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KBS·MBC 방송 노동자들을 적극 지지한다!

9월 4일 KBS·MBC 노동조합은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KBS의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MBC의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경영진은 사내 구성원들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자신들을 언론 탄압의 피해자로 포장하고 있다. 일부 야당은 이들의 호위무사인양 국회 등원거부를 하며 반노동적 발언을 내뱉고 있다.

역사를 되돌아본다. 이 땅의 한편에는 보도지침과 언론탄압, 독재의 부역자가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1975년 유신 독재에 의해 강제 해직된 조선일보·동아일보 기자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쫓겨난 언론인들, 1986년 보도지침을 폭로했다는 이유만으로 모진 탄압을 받은 언론인들이 있었다. 언론인들은 언론 장악에 맞서 끈질기게 투쟁하였고, 우리는 이들 덕분에 민주화 이후 한동안 높은 언론자유지수를 가진 국가에서 살 수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한국의 언론 자유는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지난 9년간 언론의 자유는 무참히 짓밟혔고, 공영방송은 공공성을 뒤로 한 채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하였다. 기자들은 데스크의 압력에 취재를 접어야 했고, PD들은 자신들의 기획을 정당하게 제작하지 못하였다. 정당한 파업에 나섰던 노동자들은 자신의 회사나 제작부서에서 쫓겨나야만 했다. 국민들은 정권의 입맛에 길들여진 언론을 거부하였다.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무능하게 다루는 공영방송은 더 이상 국민의 방송이 아니었다.

만인만색연구자네트워크는 지난 2년간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비판하였다. 우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학계와 교육계, 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정부 독단으로 이뤄졌음을 기억한다. 이 정책을 강행했던 이들이 정권교체 후에도 처벌받지 않았음을 기억한다. 우리는 시민으로서 최근 몇 년간 공영방송이 사내 구성원의 의사를 무시하고, 정부와 낙하산 경영진에 의해 망가져온 과정을 지켜보았다. 구성원과 시민의 저항으로 국정화가 폐기되었듯 공영방송은 다시 한 번 내부 구성원과 시민의 저항으로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만인만색연구자네트워크는 언론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KBS·MBC 방송 노동자들을 적극 지지한다. 파업노동자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공영방송의 공공성 회복을 기대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이다. 우리는 헌법에 근거하여, 또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지지하며 다음과 같이 외친다.

“고대영·김장겸 사장과 이인호·고영주 이사장은 퇴진하라!”

2017년 9월 10일

만인만색 연구자 네트워크